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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즈앤로지스/글 (번역,정보)

웰컴투더정글 뮤비 나름 해석해보기

 

정글은 1987년 발매된 건즈의 데뷔 앨범인 <Appetite For Destruction>에 수록되어있고, 같은 해에 싱글로도 발매되었다. 뮤비 역시 87년도에 공개.

이 뮤직 비디오에 얽힌 얘기로는 MTV에서 안 틀어줘서 게펜 레코드사의 데이비드 게펜이 MTV에 연락해서 부탁했다고 한다. 그래서 MTV가 알겠다해놓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낮이나 저녁 시간대가 아닌 새벽 네다섯시에 그것도 딱 한번 틀어줬다. 그런데 뮤비가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MTV에 전화해서 방금 그거 뭐였냐면서 다시 틀어달라는 연락이 쇄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뮤비 촬영할 때 슬래쉬가 음주로 좀 말썽부리니까 감독이 촬영장 내 음주 금지령을 내렸고, 슬래쉬는 '알겠어. 그럼 맥주 좀 줄래?'라고 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 맨날 잭다니엘이나 독한 거만 마시니까 맥주는 술 취급도 안 하는 거냐고

 

감독 말로는 뮤비에 미드나잇 카우보이,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데이빗 보위가 출연한 거 맞음), 시계 태엽 오렌지. 이 세 영화를 오마주 했다고 한다. 대체 어느 부분인지 궁금해서 저 영화들을 좀 검색해봤다. 내 생각으로는 미드나잇 카우보이에서는 맨 처음 이지랑 액슬이 길을 걸어오는 장면을 멀리서 찍은 부분이 오마주한 부분 같다. 이 장면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미드나잇 카우보이 영화가 저 왼쪽의 카우보이 모자를 쓴 남자가 돈을 벌러 뉴욕이란 대도시에 희망을 가지고 왔다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아래에서 말하겠지만 노래 내용과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슬래쉬가 앉아 있던 텔레비전이 쌓여있던 가게의 모습이랑 액슬이 붙잡혀서 텔레비전 고문(?)을 받는 그 장소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에서 가져온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시계 태엽 오렌지에서는 주인공이 루드비코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가져온 것 같다. 이 장면은 저장해서 가져오기 조금 무섭기도 하고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따로 첨부하진 않겠음. 

 

뮤비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노래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정글'은 대도시를 의미한다. 그냥 대도시도 아니고 폭력과 문란한 것 등으로 부패한 대도시. 노래 가사는 액슬이 건즈 초기에 했던 헬투어로 시애틀에 갔을 때 썼다고 한다. 그리고 80년대 초반에 액슬에게 있었던 일과 관련이 있는데. 80년대 초반에 액슬이 친구와 함께 백팩만 들고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그 여행의 끝은 정글같던 뉴욕의 브롱크스였다. 돈이 다 떨어져서 그냥 도로변에 주저앉아있었는데, 한 늙은 흑인이 와서는 대뜸 그들에게 'You know where you are? You're gonna die. You're in the jungle, baby!'라고 했다고 한다. 아마 돈 없어 보이는 애들 두 명이 길바닥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정신 차리라고 충고를 해주려던 거겠지?

 

이제 뮤비에 대해서 말해보자. 뮤비는 맨 처음 액슬이 버스에서 내리고 이지가 그런 액슬에게 접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액슬이 이지의 권유(?)를 거절하고 길을 걸어가다가 어느 가게에 전시되어있는 텔레비전을 본다. 텔레비전에는 루드비코 고문을 당하는 액슬의 모습이 나오면서 건즈의 라이브 무대로 화면이 전환된다. 중간중간마다 폭력적인 뉴스 영상이나 여자들의 모습이 텔레비전에서 나온다. 그리고 머리가 산발이 된 액슬이 그 영상을 무표정으로 보고 있다. 뮤비 후반부에 산발이 아닌 액슬이 의자에 묶여서 텔레비전을 보며 소리를 지르는 둥 몸을 비튼다는 둥 괴로워하는 모습이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맨 처음에 나왔던 가게의 텔레비전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고개를 젓고 떠나는 액슬로 뮤비가 끝난다.

 

나는 이 스토리가 미드나잇 카우보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등장하는 액슬은 모자도 쓰고, 머리카락도 차분하고, 옷차림도 수수한게 소도시에서 대도시로 돈을 벌거나 그런 희망을 가지고 온 사람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런 액슬에게 마약(이지가 권하는 게 마약이라 생각함)을 권하지만, 액슬은 거절한다. 이때까지는 아직 순수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루드비코 고문을 통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것을 강제적으로 접하다 보니 마지막에 가서는 그런 걸 봐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뮤비 속 액슬이 정말 고문을 당했다는 게 아니라 대도시에 살면서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는 그런 걸 비유한 거 같다. 그리고 처음엔 비명도 지르고 거부하는 등 싫어했지만, 계속 접하다 보니 결국 '정글' 구성원이 되고 만다. 머리카락이나 옷 차림새가 처음과 끝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사실 처음 뮤비를 봤을 땐 저게 뭔가 싶기도 했고, 이렇게 생각하면서 보질 않았는 데 내 생각보다 더 깊은 뜻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노래 가사부터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나는 노래 가사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듣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회에 있다보면 좋든 싫든 결국 동화되어 사회 구성원이 되어 간다. 끝까지 동화되지 않으면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살거나 아니면 자신에게 맞는 다른 사회를 찾아 떠나게 된다. 인간이 무리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이것도 같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어느 집단에 소속된다는 건 안정감이 생기고,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고, 여러모로 좋지만 집단의 의견이 곧 내 의견이 되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본다.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는 것처럼 중 하나가 여러 중에 맞서 절을 바꾸기란 힘든 것이다. 그래서 자신과 맞는 집단을 찾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뭐 쉬운 일인가.

 

마지막으로 내가 살고 있는 이곳도 '정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동화되어 정글이 정글인지도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세상이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어떤 뉴스를 봐도 저번 것보다 더 자극적이어야 충격으로 다가오니 이미 정글 속에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